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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노트

 

기록은 나 자신과 나의 인생을 똑바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제목: 거인의 노트 

저자: 김익한

 

  나는 초등학생때 방학 마지막 날만 되면 그 간의 일기를 지어서 쓰기 바빴다.

시를 썼다가, 그림도 그렸다가 거의 한 달간의 일기를 하루 이틀만에 다 몰아서 쓰는 기록과는 전혀 거리가 먼 친구였다.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공부 플래너를 쓰는 것에 대해 굉장히 욕심을 냈고,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지켜나갔다.

이 또한 역시나 한 때였다가 다시 시작했다가 했긴하지만 말이다.

대학생때의 플래너를 살펴보면 앞부분의 1/6도 사용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2달도 제대로 쓴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매년 다이어리나 플래너는 구매하지만 앞에 몇장만 겨우 채운 채 30년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김익한 교수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몇 개의 영상을 더 보고, 교수님의 책인 거인의 노트까지 구매해 읽게 되었다. 

 

  '기록' 이 두글자로만 본다면 굉장히 쉽지 않아보이고 무언가 거창한 것, 중요한 것들이 적어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기록은 아주 정말 작은 메모까지도 포함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인생을 기록을 통해서 성장시키고 내 삶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

기록의 방법에 대해 일상의 메모, 독서, 다이어리, 업무, 회의 시의 메모에 대해 모두 세분화하여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업무 중에 뭔가를 작성하는게 어려운 경우나 독서를 하는데 어떻게 아웃풋을 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하는 경우, 일상에서 나의 다이어리라도 꾸준히 쓰고 싶은 경우 모두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획과 미친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계획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메타인지)에서 출발하며 이를 위해서는 <목표가 무엇인가?, 어떤 일상을 보내는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가?>를 기록해야 한다. 

여기서 계획이란 빈틈없이 채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서 메모하고 큰 틀에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계획의 핵심인 것이다. 지속성은 환경과 루틴이 만들어져야만 가능한 것이다. 내가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반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내용이 내가 지금 가장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 와 닿았다. 나에게 맞는 계획을 지킬 수 있는 만큼 적절하게 세우고, 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나에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나에게는 계획을 지키고, 세우는 것에도 나의 의지와 열정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이런 것들을 실행하고 실패하고 포기하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나에게는 의지와 열정 따위는 고작 몇시간에서 며칠이면 다 잊혀지는 존재였고, 나를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에 밀어 넣어야만 어느정도 지속할 수 있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건 좋지만 그 열심이 내가 원하는 열심인지, 나의 내면을 깎아먹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열심히만 살아가다가 골병,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어느순간 깨달았다. 난 나의 외부의 시선과 기대에 미치기 위해 (사실 그 누구도 나에게 이런 모습을 바란다고 한 적이 없다. 남이 바라는 나의 모습 또한 내 멋대로 높게 정한 것이었다.) 그저 열심히 나의 진짜 감정들은 감춰가면서 살았다. 이런 것들은 언젠가 곪아 터지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내가 현재 바라는 것과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 그 바람을 실행하기 위해 내가 애쓰고 있는 것들을 스스로 알아보고 기록을 해봐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난 이미 경험해 봤음에도 아직 생각해보지도 기록해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3개월 플래너를 쓰면서, 나에게 특별한 감정이 생기는 날에는 나의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내려가는 날이 생겼고, 그러면서 기록, 글쓰기, 나에 대해서 글쓰기와 점점 친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내 자신에 대해서도 조금씩 더 잘 알아가고 친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현재까지 해오고 있는 나의 기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개인의 있어서 기록이란 나 자신을 파악하고 나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